소비생활

경기 광주 한옥스테이 희 투숙기 feat. 노천탕

MU1 2023. 12. 3. 13:20

지난 달 히노끼탕을 키워드로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중, 경기 광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 스테이 '희'를 발견했다. 숙박이 가능한 세 채의 한옥과 더불어 스튜디오와 카페를 운영하는 작은 복합 문화시설이었다. 편백나무로 만든 노천탕은 세 개의 독채 시설 중 한 곳에만 있었는데 12월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고 부랴부랴 예약했다.

노천탕이 포함된 유일한 객실 '멋진날' 외관

노천탕이 포함된 객실 이름은 '멋진날' 이다. 다행히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가능했다. 딱히 무슨 날은 아니었고 대강 가족끼리 모두 휴가를 낼 수 있는 날로 맞췄을 뿐이었는데 마침 그 날 가족 중 한 명이 경사가 생겨서 진정 '멋진 날'이 되었다. 예약은 경기광주 한옥마을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했고, 내가 갔던 11월 말 경에는 평일 26만원 (바베큐 시설 이용 시 추가요금 발생) 이었다.

스테이 입구 (카페)

체크인은 여느 숙박시설이 그렇듯 오후 3시지만 생각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그래도 주인(직원?) 분께 연락 드리니 흔쾌히 입실을 안내해 주셨다.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같은 건물에 붙어 있는 카페에서 투숙객 할인을 받아 차 한잔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카페 새오개길39 내부

독채 객실이라곤 하지만 실상 카페와 한 뼈대를 공유하는 구조여서 소음이나 외부인 출입을 걱정했는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카페 손님이 많지 않았고 출입구에 작은 자물쇠가 있어서 고의로 침입하지 않는 한 실수로 들어오려는 사람은 막을 수 있었다.

한옥 스테이 희 객실 중 멋진날 거실 풍경

내부는 널찍하고 따뜻했다. 거실, 주방 그리고 방 하나, 화장실 하나로 구성됐고 침대는 없다. 주방의 식기나 화장실의 어메니티, 노천탕에서 신을 슬리퍼 등은 모자람 없었고, 이런 구비 물품은 예약 시 자세히 문자로 안내해 주기도 한다.

대망의 노천탕. 온수 조절 자유롭고 크기도 넉넉하다.

노천탕은 낮은 담장 너머로 한옥마을 관광객이 드문드문 보이는 위치에 있어서 래쉬가드 같이 노출이 적은 수영복이 좋겠다. 물을 받기 시자하자마자 거짓말처럼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한옥마을을 둘러싼 산세와 더불어 기가 막힌 풍경을 연출했다. 물이 약간 식는다 싶으면 온수를 조금씩 추가해 가며 오랫동안 뜨끈하게 몸을 지졌다. 준비해 간 맥주를 홀짝이며 흩날리는 눈발을 지켜보니 이만한 힐링이 없었다.

아침 풍경은 통창으로 즐길 수 있다.

거실의 한 면은 짙게 선팅이 된 통창이어서 아침이면 커텐을 젖혀놓고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묵었던 날 아침은 언제 눈이 내렸나 싶게 활짝 개어서 아침의 고즈넉한 한옥마을 절경을 온전히 감상했다. 난방은 충분했지만 웃풍이 꽤 있어 한겨울에는 다소 추울 수도 있겠다. 그리고 현관에 잠금장치가 없어서 (아무리 한갓진 동네라 하더라도) 다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