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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패키지 투어 후기 (2) 프랑스 파리 1일차
지난 글 서유럽 패키지 투어 후기 (1) 여행 준비 및 출국포스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올해 11월 즈음 이직을 시도하며 그 사이 잠시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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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사진은 모두 아이폰 13 프로 순정 카메라 표준 색감으로 촬영했으며 크롭 및 리사이징 외에는 보정하지 않았습니다.
2일차 아침에는 숙소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현지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파리 인근은 무난해 보였지만 이튿날 이동할 남부의 기상 상황이 심상찮았다. 뭐, 각오하고 온 거니까. 1일차는 딱 준비해간 옷가지와 맞는 날씨여서 별 고민 없이 외출 준비를 했다. 가이드의 사전 안내에 따르면 숙소가 추울 수 있으니 1인용 온열매트 같은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나는 원래 집에서도 살짝 냉기가 도는 방에서 지내기 때문에 큰 차이를 못 느꼈다. 난방도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있었고.
파리에서의 2일차 그러니까 출국일 기준 여행 3일차 일정은 상대적으로 루즈했다. 현지 여행사에서 배정해준 예약에 따라 1일차에 주요 투어를 마쳤기 때문이다. 첫 일정은 몽마르트 언덕 투어. 하지만 이 옵션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몽마르트 언덕 인근의 현지 상점을 혼자 돌아다니는 걸로 대체했다. 현지 가이드가 일행을 데리고 몽마르트 방면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여행사 소속 가이드가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주마 했다. 추측컨대 유료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 무료로 몽마르트를 즐기게 될 까봐 동선 통제를 한 것 같은데 맨입으로 한 것은 아니니까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았다. 원래 몽마르트에 갈 생각이 없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그런지 주문한 커피 뿐 아니라 초콜릿도 인당 3개씩 줘서 조금 더 기분이 들떴다. 그리고 여행성 변비가 올까봐 전날 먹었던 변비약이 생각보다 안 듣는다 싶더니 마칠 그 때 신호가 오기 시작했으므로 (ㅋㅋㅋㅋ) 들른 김에 화장실도 해결하고 일석이조였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현지 풍경을 구경하다가 가이드와 시간 약속을 정하고 밖으로 나왔다.
몽마르트 언덕 인근의 상권은 예상외로 규모가 작았다. 보다 솔직하게는, 뒷골목 느낌이 났다. 성인용품 판매점이 곳곳에 있고 스산한 낙서가 가득한 벽이 많이 보였다. 그럼에도 조금 발품을 팔아 보니 아침 손님을 맞기 시작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보였다.
커피는 잘 마셨으니 이제 갓 구운 현지 빵을 먹어볼 심산으로 한 20여분을 구글 지도를 보며 걸었다. 갈래갈래 비정형으로 뻗어나간 골목 사이마다 예쁜 디저트 가게들이 많았다. 쇼윈도에 아기자기한 케이크를 진열해 두고 있어 눈길을 끌었지만 식사에 가까운 빵을 맛보고 싶었다. 그러다 찾은 어느 빵집에서 4유로 짜리 치즈맛 프레첼을 골랐고, 이 때 마치 자판기처럼 자동으로 지불, 거슬러주는 현금 기계를 접했다. 그러니까 계산은 점원이 카운터에서 수동으로 해주는데 현금을 내고 싶으면 카운터에 붙어있는 거스름돈 기계에 돈을 내는 식이었다. 이건 일본에서도 흔한 방법이라더라. 혼자 현지 투어를 하지 않았으면 겪어보지 못했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현지 분위기를 물씬 느끼는 방법으로는 동네 슈퍼마켓 만한 데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가이드랑 다시 만나기로 한 곳도 동네 마켓 앞이어서 기념품용 과자도 살 겸 거의 30분을 둘러봤던 것 같다. 별 건 없지만 생활상이 묻어나는 곳이라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기에서 조카뻘 되는 어린 사촌과 팀 막내들에게 줄 과자는 다 산 것 같다.
그 다음은 개선문과 샹제리제 거리였다. 이 날도 강풍이 계속되었으나 샹제리제 거리 사이사이까지 파고드는 바람은 아니어서 개선문 앞에서의 인증샷만 후딱 남기고 나머지는 루이비통, 카르띠에, 몽클레어 등 흔한 명품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골목을 누볐다. 굳이 비교하자면 강남대로의 어느 전철역 앞을 지나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투어 일정은 파리 3대 백화점 중 하나라는 사마리텐. 아마 명품에 관심이 있고 면세 서류를 기다릴 인내심만 있었으면 신나는 관광지였을 것이다.
사마리텐의 시그니쳐 컬러는 노란색이었는지 입구 장식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곳곳이 노란색 포인트가 가득해서 노란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웠다. 일행들끼리 각자 찢어져 쇼핑을 하기로 했는데 나는 어쩌다 지하 카페로 통하는 길을 발견해서 좋아하는 마들렌을 하나 사 먹었다. 동네 빵집에서 산 프렛첼은 먹을 타이밍을 놓쳐서 계속 버스에 두고 다니다가 숙소에서야 겨우 뜯었다.
아마 이 날 오전에 파리 외곽에서 패키지 투어의 숙명, 암묵적 강제 쇼핑 동선이 있었던 것 같은데 슬쩍 둘러보다 매장 밖에서 풍경 사진이나 찍으며 어슬렁 대느라 별로 기억이 없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초저녁 숙소로 향하는 길에는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시즌답게 화려한 조명 장식이 퍽 아름다웠다.
춥고 습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 저물었다. 다음 날에는 새벽부터 Lyon 역으로 이동해 스위스로 향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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