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아직 회사에서 하루하루가 편치 않다. 하지만 좋은 일들은 도처에 있다. 매일 작은 행운이 하나씩은 생긴다. 만기 한참 전에 퇴거하는데도 집주인이 흔쾌히 협조해 준다거나 매물 내놓은 당일 바로 계약이 됐다거나 폐기하려던 매트리스를 선뜻 가져가려는 사람이 나타났다거나 출국 직전까지 저렴한 차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거나.
회사에서도 그동안 불편했던 동료들 외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단순 친목을 넘어서 커리어 확장에 적극 도움을 주는 시니어들과 가까워졌다. 실제로 도움을 준 분들도 있고 앞으로 언제든 같이 일하자며 거듭 기약하는 분들도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좋은 리더가 아닌데 내 윗 연차 사람들에게는 유독 이쁨 받는 게 긍정적인 상황인지도 잘 모르겠다. 한편 온보딩하는 팀에는 평판이 유독 좋은 매니저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거의 드림팀이다. 이 구성원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구성원들도 첫인상이 좋다. 기본적으로 나를 신뢰하고 환대하는 분위기다.
아무튼 의도와는 달리 떠나야 할 곳과 머물러야 할 곳 모두 인맥이 재편되고 있다.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운명이 그리 모질지만은 않은 게, 오해와 상처를 회복할 자리도 마련해 준다. 이미 멀어진 관계를 예전처럼 접붙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땜질은 할 기회가 생긴다. 그저 이렇게 흐름에 순응하며 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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