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생활

아이폰 짝퉁 케이스 비교 (13 시리즈 유칼립투스, 클로버, 세쿼이아 그린)

MU1 2024. 1. 6. 19:38
최근 기변하면서 깔맞춤하려고 산 짝퉁 실리콘, 가죽 엑세서리들

최근 아이폰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인 13 미니 그린을 들이고 나서 케이스 욕심도 생겼다. 당연히 공홈이나 정식 리셀러 경로는 단종된지 오래이므로 당근을 무려 2주 넘게 샅샅이 뒤졌지만 비인기 색상이어서 그런지 매물이 통 없었다. 결국 아이폰 로고가 있는 케이스 물색을 시작했고 그 결과 나름 정품 수준의 마감을 뽑아내는 업체를 찾았다.
* 참고: 아이폰 13 시리즈 정품 케이스 중 그린 색상은 클로버 유칼립투스 그리고 세쿼이아 그린 총 세 가지 옵션이 있다. 이 중 유칼립투스는 13 그린 색상 출시할 당시 스페셜 에디션 케이스들이랑 같이 출시했고 세쿼이어 그린은 가죽 재질이다. 보통 다른 라인업에는 포레스트 그린이나 파인 그린이라는 약간 다른 명명을 한다.

아이폰 정품 케이스 중 13 시리즈의 그린 계열을 카피한 제품들. 왼쪽은 온도샵 오른쪽은 네이버 배팡스토어.

네이버 쇼핑, 11번가 그리고 G마켓 세 군데를 모두 써치한 결과 찾은 곳은 네이버 배팡스토어 하나 뿐이었다. 아마 애플 로고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정품을 고스란히 카피하는 수준의 제품은 규모 있는 유통판매 중개업자들이 자체 모니터링이나 신고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품 느낌의 제품이 없다시피 했다. 그나마 찾은 이 스토어에서도 13 시리즈 전용 그린 계열 2종 중 '클로버'는 품절이었고 '유칼립투스'만 남았다. 맥세이프 기능은 없었지만 워낙 마감 상태가 준수했고 이때만 해도 다른 구매처가 없을 줄 알았다. 배송은 약 이틀 걸렸던가. 수령하자마자 바로 시착해 봤는데 촉감이나 색상이 맘에 쏙 들었다.

네이버 배팡스토어에서 주문한 아이폰 13 미니용 실리콘 케이스 '유칼립투스' 색상 개봉 사진

두 번째로 찾은 곳은 당근의 한 판매자가 딱 정품처럼 생긴 케이스를 아주 싸게 올리면서 구매처를 밝힌 덕분에 알게되었다 (내가 찾던 색상이 아니라 당근 거래는 안 함). 온도샵이라고, 네이버 등 다른 중개 사이트를 경유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만으로 홍보, 판매하고 있었다 (네이버페이 가능). 일단 가게 이름을 알고 나니 제품 후기를 검색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꾸준히 정품 느낌의 카피를 유통하는 거의 유일한 업체인 듯 했다. 판매처에 어째 리뷰 남기는 기능이 없다 했더니 블로그 리뷰마다 배송과 문의 응답이 너무 늦다는 얘기가 많아서 좀 고민이 됐지만 다른 그린 색상인 '클로버'가 너무 갖고 싶었고, 맥세이프 기능이 있다는 점도 혹했다. 또, 가죽 케이스와 실리콘 케이스 가격차이가 없길래 '세쿼이아 그린'도 장바구니에 넣었고, 기왕 가죽 케이스 사는 김에 맥세이프 카드지갑도 ... 견물생심. 아, 우연인지 배팡스토어에는 클로버 색이 품절인 반면 온도샵은 유칼립투스 색이 없었다.

온도샵 아이폰 13 미니용 케이스 시착 사진. 좌 실리콘 클로버 색상, 우 레더 세쿼이어 그린 색상.

배송은 결제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총 9일 걸렸다. 연말연시 휴가가 잦은 업체 사정과 그간 한 달 정도 기다려 겨우 받았다는 후기들을 고려해 보면 양호한 일정이었다. 퀄리티는 기대한 대로. 재질과 색상 모두 마음에 들었다. 클로버 색상은 유칼립투스에 비해 색 선명도가 높다고 해야할까, 13 미니 후면의 유광 마감 색상과 아주 유사한 초록색이었다. 레더 케이스는 한편 상대적으로 어두운 색이어서 얼핏 블랙으로 보이기도 한다.

짭 케이스 맥세이프 인식을 한다?

시착하면서 알았는데, 단순히 자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품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와 같은 맥세이프 애니메이션이 뜬다. 그것도 케이스 색상에 맞게. 실리콘 케이스는 채도 높은 쨍한 초록색 애니메이션이, 레더 케이스는 저명도의 초록빛 애니메이션이 소리와 함께 튀어나왔다.

아이폰 케이스 가품에 각각 시착한 모습 비교. 왼쪽부터 세쿼이아 (온도샵), 유칼립투스(배팡스토어), 클로버(온도샵)

기대하지 않았던 맥세이프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전반적인 품질이 예상보다 좋아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이 세 그린 케이스를 모두 모아서 하나하나 시착해 보니 먼저 출시했던 클로버나 세쿼이어 그린 보다는 역시 13 시리즈의 그린 색상이 출시할 당시 같이 나왔던 유칼립투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 ... 아니다, 카메라 섬의 재질이 좀더 어둡고 유광인 13 프로의 경우 클로버가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13 미니의 카메라섬은 유칼립투스와 일체감이 있어 좋다.

양 사이드의 버튼 부분도 유격 없이 잘 마감된 모습니다. 중간에 낀 투명 케이스는 다이소에서 샀다.

모두 모았으니 이제 뭐부터 개시할까. 겨울에는 아무래도 레더가 낫겠지? 같이 산 맥세이프 지갑케이스를 붙여 가지고 다녀야지, 했지만 가죽케이스의 자성이 너무 약했다. 혹시 케이스 문제인가 싶어서 다이소에서 산 맥세이프 투명케이스에도 대 보았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럼 레더 케이스의 자성이 약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무신사에서 산 신지모루 투명 카드케이스는 가죽이든 실리콘이든 척척 달라붙었다.

자성이 약해 아쉬웠던 온도샵 카드 케이스
투명 맥세이프 케이스 (다이소), 레더 케이스 세쿼이아 그린 (온도샵), 실리콘 케이스 유칼립투스 (배팡스토어), 실리콘 케이스 클로버 (온도샵)
블랙 스킨을 부착한 카드 (고스티), 전면부가 뻥 뚫린 신지모루 플라스틱 맥세이프 카드 케이스
고스티에서 산 블랙 및 다크 그린 카드 스킨

마침 최근 카드 스킨을 사서 예쁘게 부착해 놨으니, 이 새로운 색감도 즐길 겸 우선 가죽 카드지갑 사용은 보류해 두기로 했다. 아무튼 요새 희한하게 그린 계열 색상이 뭐든 예뻐 보인단 말이지. 연초부터 폰 악세서리 치고는 꽤 지출을 몰아서 하긴 했지만 후회는 없다. 애착인형 만지듯 운전할 때조차 한 손은 핸드폰을 더듬고 있으니. 뭐든 내 손이 가장 많이 닿는 물건이라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