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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패키지 투어 후기 (5) 스위스 2일차

MU1 2025. 4. 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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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사진은 모두 아이폰 13 프로 순정 카메라 표준 색감으로 촬영했으며 크롭 및 리사이징 외에는 보정하지 않았습니다.

일출 직전의 어둠이 깔린 인터라켄
기차를 기다리노라니 슬슬 동쪽이 밝아져 온다.
그린델발트 행 열차가 들어온다.
고인물 느낌 물씬 나는 스키어들도 많았다.

작년 12월 여행기를 아직도 쓰다니.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쓸 말이 남아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사진이 다른 언어를 뛰어넘기를 기대하며. 그나마 내가 사진에라도 기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지독한 정리광이라 여행 다음 날 이 모든 사진을 날짜별, 도시별로 분류해두었기 때문이다.
이 날의 목적지는 유럽의 정상이라는 융프라우요흐 였다. 새벽부터 인터라켄 기차역으로 출발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가 타는 열차는 그린델발트 행. 어디서 유래된 루머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산병에 콜라가 좋다는 말을 들어 다들 편의점에서 주섬주섬 콜라를 샀다. 나는 그저 당분이 도움이 될까 싶어서 작은 초코바를 하나 샀다.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이 아주 맑았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우리같은 패키지 투어 팀이 일정을 변경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운이 아주 좋았다.

혹시 나중에 또 여행올까 싶어 찍어둔 기차표
기차는 4인이 마주보게 배치된 칸이 있었고 그 사이 간이 테이블이 있어 간단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다.
이동하는 내내 창밖 풍경은 여느 동화 속 평화로운 겨울나라 같았다.

혼자 앉은 내 맞은편 자리에는 형광색 작업복을 입은 현지인이 탑승했다. 창밖의 설경에 홀려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나와 달리 크리스마스 당일 출근하는 직장인의 초연한 바이브가 흘렀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일하러 가는 거냐고 선뜻 말을 걸었고, 그는 그린델발트에서 일한다는 짧은 답변을 끝으로 다시 핸드폰 영상에 집중했다.

융프라우요흐로 향하는 케이블에서 바라본 그린델발트

유럽의 정상으로 가려면 아직 두 가지 탈것이 더 남았다. 우선 케이블카. 우람한 침엽수림과 그 사이를 그림같이 가로질러 내려가는 스키어들을 바라보며 한도끝도 없이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꽤 명물이었다. 바닥까지 통창으로 되어 사방 어느 곳을 찍어도 흔치않은 풍경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일행의 절반이 같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크기도 커서 서로를 찍어주며 풍경이 너무 멋있다며 호들갑을 떨며 또 친해졌다.

케이블카 다음은 산을 통과해 올라가는 터널 열차 차례.
중간 정차역. 해발 3180미터 구간.
열차는 아담하고 클래식한 색감이었다.

마지막 이동수단은 산을 깎아 만든 터널을 타고 천천히 하지만 가파르게 올라가는 열차였다. 여기서부터는 슬슬 고산병 증상이 시작될 수 있다며 절대로 몸을 빠르게 움직이거나 해서 호흡을 가쁘게 만들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다. 중간 정차역도 있다.

아이스에이지 도토리 러버가 왜 여기에..
외부 전망대는 안전 때문인지 생각보다 좁았다.
저 멀리 희미하게 뜬 초생달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요흐.
선명한 해무리. 날이 진짜 좋았다.

드디어 도착한 유럽의 정상은 일종의 작은 휴게소 같았다. 아니 실제로 휴게소 역할을 하는 시설이 맞지. 약 4층 정도로 이뤄진 최신식 건물은 제법 큰 푸드코트와 기념품샵이 있었고 내부에는 얼음 동굴을 제법 길게 조각해 두어 기대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 외는 뭐, 한국의 산 정상에도 흔히 있는 외부 전망대랑 비슷했다. 안전 문제 때문이겠지만 정작 실제로 밟아볼 수 있는 외부 땅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았다. 그나마도 너무 추워서 오래 머물지 못했고, 와중에 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꼭 먹어야겠다는 로망이 있는 분들이 있어 수분의 자유시간을 컵라면 취식에 쓰는 사람도 꽤 있었다.
전체 여행 일정의 반절을 넘어가자 이제 대개 안면들이 익어서 유일한 1인 참석자인 내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일행들이 많아 여기저기 얼굴을 들이대고 웃으며 포즈를 취하다 보니 정작 풍경사진은 많이 못 찍었네. 하지만 어차피 고작 핸드폰 사진에 담길 위용이 아니었다. 눈으로 충분히 즐겼고 심한 고산병 증세 없이 잘 즐겨서 좋았다. 그렇게 유럽의 꼭대기에서 아주 맑은 날씨와 함께 크리스마스 오전을 누렸다.

하산 후 첫 끼니는 소세지에 감자튀김이었다. 유쾌한 사장님이 직접 음악을 틀고 춤도 추는 동네 명소 같은 식당이었다.
식사한 동네는 인터라켄 서쪽이었나 동쪽이었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마침 관광용 마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인 이탈리아로 향했다. 아마 도착하면 곧바로 저녁식사를 해야할만큼 이동시간이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간에 잠시 휴게소에 들렀는데, 아직 국경 상 스위스였는데도 이탈리아어를 쓰는 직원이 호방한 태도로 우리를 반겼다.

이탈리아 국경에 거의 다다라 들렀던 휴게소.
이떄부터 커피에 대한 집착이 시작됐다. 첫 커피는 카푸치노. 휴게소 커피지만 괜히 더 맛있는 느낌.

오랜 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로마에서 약간 떨어진 도시 외곽의 한 식당이었다. 단체 식사를 위해 호텔 보다는 좀 허름하더라도 서빙이 빠르고 자리가 넓은 곳으로 예약했나 보더라. 메뉴는 여지없이 피자였다. 별 토핑은 없지만 치즈 풍미가 괜찮았던 씬 도우에 매운 오일 소스를 뿌려먹으니 썩 만족스러웠다.

인당 반 판씩 먹었던 것 같다.

이번 호텔은 투어 일정 전체 숙소 중 가장 고급이었다. 비록 번화가와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부대시설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일반적으로 호텔에 기대하는 외향에 족히 미치는 수준이었다.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고급 잠자리 아닌가. 특히 나는 일인실이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객실 층 내부는 여러 층이 서로 뻥 뚫린 구조로, 넓진 않지만 개방감을 준다.
들어서자마자 만족의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침구.
장거리 여행을 견딘 하루의 여독을 풀어줄 샤워시설
이래야 옳게 된 호텔이지. 여행할 맛이 난다.

다음 날 조식도 덩달아 기대하며 푹 잠들었다. 호텔 정보: Devero Hotel Brianza - Devero Hotel 4 stelle

Devero Hotel Brianza - Devero Hotel 4 st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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