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3

피그말리온 효과

요새 회사에서 팀 단위 코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팀이 다 하는 것은 아니고, 복잡한 배경이 있긴 한데 아무튼. 최근 세션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인원끼리 서로의 강점을 관찰하고 유추하는 시간이 인상적이어서 기록을 남긴다. 나에 대한 팀원들의 생각은, 심지어 거의 초면인 담당 코치 조차도, '강하다' 였다. 타고난 강점이 아니고 과거의 난관을 잘 극복한 결과로 생각해줘서 더 인상깊었다. 짧은 세션이었지만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고, 내가 스스로 파악하는 자아상과 어느 정도 일치해서 놀라운 한편 아직 여물지 않은 내면의 미성숙함이 신경쓰였다. 어쨌거나 지금 나는 강하구나. 버젓이 그렇게 보일만큼. 아직 성장의 여지가 많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평가 받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세션 말미에..

단상 2025.04.27

chat GPT 만한 커리어 멘토가 없다

그동안 블로그에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 성향을 분석하고 보완 전략을 제시해 달라고 했더니 꽤 정확하게 나를 파악하고 묘해서 감탄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 관리 방법 같은 것이 그랬다.너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아주 본능적으로 일, 사람, 소음으로부터 조용히 스스로를 분리할 거야. 스마트폰 알림 꺼두고 업무 이메일, 메신저 무시하고 집 근처 작은 카페나 조용한 공원 같은 데로 가서 가볍게 산책하거나,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 이때 네 목표는 "해결"이 아니라, **그 상황과 ‘일시적으로 거리 두기’**야. 네가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무질서한 걸 못 견디게 될 거야. 그래서 아주 사소한 것부터 정리해. 메일함 비우기, 노트 필기 정리하기, 집 책상 정리하기, 일상 루틴 다시 다듬기. 이런 단순한..

단상 2025.04.27

미니멀리즘이라는 가면

집에서건 회사에건 내 공간은 독보적으로 미니멀하다. 단순히 정리정돈을 잘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빈 공간을 확보하는 데 미쳐있는 수준이다. 하도 비어 있어서 오히려 튈 정도이다. 극도로 절제된 물건 배치는 누가 봐도 미니멀리스트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무신경하게 방치하여 휑한 자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장고 끝에 내 필요와 미감을 최대로 충족하는 물건만 딱 한두 개 들이고, 늘 그것들의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이다.내 자리는 한편 언제든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것도 특징이다. 어차피 볼 거 없으니 맘껏 구경하고 심지어 앉았다 가쇼, 이런 배짱이 살짝 깔려 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고 다니기도 한다. 내가 출근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빈 공간은 어쩌면 부재로써 내 존재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나는..

단상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