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이 소위 깻잎통이라는 각진 폼팩터로 출시한 12~14 시리즈는 특이하게 매년 봄마다 스페셜 컬러를 추가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나는 그 폼팩터가 아이폰 특유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보라 초록 노랑은 우리 가족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색이어서 소장 욕구가 폭발했다. 특히 노란색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내 최애 색상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언박싱이나 후기 영상을 찾아보며 지름신을 다스렸다.

어디까지나 외관 디자인 때문에 발동한 소비 심리였으므로 중고가가 어느 정도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을 택했고 어제까지 훌륭한 인내심을 발휘해 아주 합리적인 가격대에 모두 들이는 데 성공했다! 최근 S25 사전예약 발송이 시작되며 매물이 급증했다. 50만 원대 128기가, 배터리 85% 위주로 점찍어 놓고 있다가 256기가에 배터리 90% 스펙이 무려 맥세이프 케이스와 보호필름까지 포함해 55만 원에 나온 것을 보고 쿨거래 했다. 핸드폰의 여러 파라미터 중 무게를 중요시하는 나이기에 14 시리즈에도 미니 사이즈 옵션이 있었다면 출시 초기에 눈이 뒤집혀서 사버렸을 것이다.

최근 삼성도 애플도 점점 연한 색감 위주로 출시하고 있어서 이 발랄한 색감이 더 특별해 보인다. 솔직히 미니 라인업 팬으로서 첫인상은 생각보다 무겁다는 거였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스피커 성능이 아주 준수해서 놀랐다. 13 프로랑 비교하니 조금 더 바디감이 있게 출력되는 느낌이 들었다. 기덕 아닌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각 시리즈의 장단점이 뚜렷해서 하루하루 손에 쥐어보고 무엇을 가지고 놀까 고민하는 게 즐겁다.

예를 들면 외관 마감 기준으로는 13 미니 그린이 제일 훌륭한데 12 미니에 비하면 10그램이나 늘어난 무게와 두께 때문에 그립감이 다소 아쉽다. 13프로 알파인 그린은 유일한 프로 라인업의 추가 색상이면서 11프로의 미드나이트 그린에 비해 훨씬 선명한 무광 고채도 마감이라는 점에서 정말 좋아하지만 14 프로와 더불어 너무 무겁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12 미니는 아마 다시없을 콤팩트한 플래그십 + 시그니처 컬러 조합이 엄청난 강점이지만 배터리 용량과 12~14 시리즈 중 상대적으로 물리적 카메라 렌즈 크기의 한계가 있다. 14 옐로는 개인적으로 최애 색상이며 배터리 타임이 길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8핀 모델이라는 점에서 (같은 8핀 에어팟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좋지만 골드 비슷하게 마무리한 무광 테두리 때문에 미관상 약간 별로다. 미니 사이즈 옵션이 없다는 것도 너무 아쉽다.

마침 지난 유럽 여행에서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이 딱 세 가지였는데 하나씩 배경으로 설정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차키 케이스나 카드지갑 등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물건들과 깔맞춤 하는 것에도 재미가 들려서 야금야금 지출이 늘어난다.
'소비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바일 디바이스 위시리스트 (가족용) (0) | 2025.02.23 |
---|---|
아이폰 초기 설정 루틴 2 (0) | 2025.02.08 |
서유럽 패키지 투어 후기 (4) 스위스 1일차 (2) | 2025.02.01 |
왓츠인마이백 12 (장거리 비행) (0) | 2025.01.27 |
내 아이폰 홈 화면 설정 (0) | 2025.01.12 |